백련사 '만경다설(백련사 찻집)' 앞을 지나는데
어떤 분 둘이서 감상에 젖어 찬탄을 연발하고 계십니다.
"와아, 이 풀은..."
"어릴 적 어디선가 보았던 참 흔치않은 풀인디..."
하면서 아련한 추억 속으로 빠져 듭니다.
반갑고 마냥 신기한 듯 한동안 상념에 잠겨
풀을 내려다 봅니다.
"참 오랜만에 보는 풀이네."
벌써 지난 가을의 이야기입니다.
풀의, 아니 꽃의 이름은... 샤프란 [ Saffron Crocus ]
높이 23cm 정도 자라는 다년초. 잎은 선형으로 꽃이 핀 다음 제대로 자람. 꽃은 10~11월 깔때기 모양 흰색이나 연한 자줏빛으로 핀다.
가녀린 샤프란 옆에는 천리향 나무가 서 있습니다.
마치 지켜주겠다는 듯... 사랑의 파수꾼처럼.
그러나 샤프란은 가을에 피고, 천리향은 봄에 꽃이 핍니다.
서로 가장 아름다울 때 만나지 못하는 운명.
알 수 없는 '느낌'이 내게로 다가와 속삭이듯 하는 말.
(나를 기억해줘...)
샤프란 꽃말 :
난 언제나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
너무 슬퍼하지 말라 하네
삶은 슬픔도 아름다운 기억으로 돌려주므로
너무 뒤돌아보지 말라 하네
지나간 날보다 앞으로 살 날이 더 의미 있으므로
죽도록 온 존재로 사랑하라 하네
우리가 세상에 온 이유는 사랑하기 위함이므로
- 이어령 '나에게 이야기하기' 중에서
